메리홀.
좋아하는 가수 (가수? 뮤지션? 뭐든 간에) 가 메리홀에서 공연 중이다. 예전엔 크고 쭉 뻗은 길이 있는데다 산까지 끼고 있는 우리 학교 캠퍼스가 짱이라고 자랑스러워했지만, 이제와서 드는 생각은, 내가 캠퍼스 안에서 밟아본 땅보다 못밟아본 땅이 더 넓다는 사실이다. 그 안에서 4년, 혹은 그 이상을 비비적거렸던 학생들이 다 밟아보지 못할만큼 쓰임새없는 땅이라면, 그리고 그게 누구나 와서 밟아볼 수 있는 열린 땅도 아니라면, 어느 누구에게도 좋을 게 없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서강대의 작은 캠퍼스는 볼수록 알차다는 느낌이었다. 지하를 뚫어 주차장을 만들어 놓은 것도 그렇고, 제법 극장같은 시설을 갖춰, 외부 공연 유치도 제법 활발한 메리홀이 그렇다. 우리 학교에도 노천극장이 있지만, 그건 수천개 객석을 메꿀 수 있는 거물급(?) 스타에게나 허락된 공간. 하지만 메리홀은 다르다. 수백석도 채울 수 있을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큰 맘 먹고 한번쯤 도전해볼만한 무대. 인기나 인지도나 고만고만하기가 이를데 없는 자들을 골라골라 좋아하는 나에겐 그래서 참 고마운 공간. 그곳엔 마음씨 좋으신 두 어른이 계셔서 대관과 공연진행을 도와주셨는데, 그분들은 아직 그 작은 사무실을 지키고 계신지. 그립다 메리홀.